2월쯤 박사를 포기하고 석사를 선택했다.

 

석사 졸업을 위해서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았는데 다른 학생들과 달리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1. 석사 논문 작성

2. AAAI 논문 연구 진행

3. 코딩테스트 준비

4. 취업 준비

 

1, 2가 같은 주제로 준비를 해서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소비해야하는데 취준을 한다는게 상당히 부담이 됐다. 그래서 차라리 먼저 취업을 하자는 마음으로 전문연(병역특례)을 할 수 있는 회사 중에서 가장 좋은 회사에 지원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도 준비하지 못했고 면접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사전 과제와 면접 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준비해야할 양이 방대했다. 기술 면접을 위해서 이전에 배웠던 기본적인 것들을 모두 복습하고 최근 연구 트렌드에 맞는 논문도 어느정도 파악해야했다. 거기에 더해서 지금까지 했던 프로젝트 및 연구들을 모두 복기했어야 했다. 일어나자마자부터 자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준비하고 서류 -> 코테, 사전과제 -> 1차 면접 -> 2차 면접을 통과했지만 기술면접만 준비하고 제대로 된 자기소개나 나의 장점 단점 그리고 입사 후 포부 등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준비하지 못해서 떨어졌다. 처음에는 떨어진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었다.

 

모든 시간을 할애해서 준비하고 채용 프로세스만 2개월 - 3개월을 소요해서 벌써 힘들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볼 수 없다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해나갔다. 취업만 힘들었다면 다행이지만 논문도 문제였다. 실험을 할 때마다 시도하는 족족 다 실패했다. 진짜 JOT됐다. 망했다는 마음이 계속 들면서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마음이 많이 불편하고 불안하고 졸업과 취업에 다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았고 몸이 쇠약해져만 갔다. 그냥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군대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하지만, 이런 순간을 뭐 한두번 겪었나 아주 JOT같이 결과가 안나오고 불안했던 순간들은 수능을 준비하고 편입을 준비할 때 또 춤을 처음 췄을 때 이미 많이 겪었었다. 항상 느끼지만 결국 과거에 전적이 있다면 미래에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에 나 자신을 믿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나를 믿고 현재도 결국 해결 될 것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기숙사 방문에도 화장실에도 붙여놓고 다를 다독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불굴의 의지로 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우선 취업에서는 코딩테스트가 문제였고 이는 단시간에 절대 늘 수 없는 영역이였다. 단순하게 수능 수학 정도로 생각하고 달려들었는데 기본 짬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시중에 잘 정리된 자료도 없었고 문제를 잘 풀기 위한 노력을 매우 많이 필요로 했다. 근데 이게 하나만 집중해서 끝내야하는데 급한 만큼 여러가지를 모두 진행해야해서 무엇 하나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았고, 특히, 채용 프로세스는 내 맘대로 이때 시작해서 이때 끝내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기때문에 그냥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는 정신이 혼미해지며 그냥 일단 꾸준히 하자. 하기 싫어도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멈추면 그대로 고여버린다는 마음으로 해나갔다.

 

계속 이 반복이였던 것 같다. 과거의 나를 믿자. 결국에는 나는 과거의 나처럼 해낼 것이다. 하지만 힘들고 지치고 쉬고 싶고 잠깐 쉬었다가 멈추면 안된다 계속 꾸준히 해야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됐다.

 

중간에 운좋게 실험에 성공하면서 석사 논문 심사를 통과하고, AAAI에 제출할 연구도 진행이 잘 되기 시작했다. 잠깐이나마 기쁨을 느낀 순간이였다. 부담이 많이 덜어져서 이제 취업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했다.

 

미리 미리 준비했어야했는데 연구실에서 박사로 졸업하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잘 되겠지라는 자만함을 가진 것이 문제였다. 나는 석사에 전문연구요원을 준비하기때문에 회사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달랐는데 박사를 기준으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나에 대해 실망을 많이했다.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면접 준비도 빡세게하고 코딩테스트 연습도 많이 연습하고 동시에 AAAI에 제출할 논문도 준비하면서 시간이 없어서 친구도 못 만나고 운동도 못하고 춤도 못췄다. 졸업을 한 학기 연장할지 말지 그냥 군대를 가버릴지 결정하려고 하는 2일 전..!

드디오 전문연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전문연은 회사 자체가 스타트업(대기업x)으로 한정되어있고 스타트업 중에서도 일부 전문연을 신청한 스타트업에만 지원이 가능하며, 한 회사당 1, 2개의 티오 밖에 없다. 병역특례라서 그런지 아주 빡세다. 최종적으로는 동시에 4개의 회사에 붙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어떤 순간보다도 정말 기뻤던 것 같다.

혼자 소리를 지르면서 점프하고 노래부르고 난리부르스를 쳤다.

이번에는 정말 내 인생 처음으로 실패하게 되는 건가 생각하면서 약간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군대가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졸업과 동시에 전문연으로 취업하여 군대를 안가고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과 비슷한 연봉을 받으며 병특을 할 수 있게 됐다.

행복하다! (정말 힘들었다..)

 

이겨낸 내 자신이 너무 뿌듯하고 정말 자신감이 많이 오를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고통이 와도 모두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꼭 미리미리 준비하자.

 

전문연을 준비한다면 정말 힘들 것이다.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미리 군대를 다녀오는게 마음이 편하다고 전해주고 싶다.

정말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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